당신에게 들려주는 비밀스러운 음악 이야기
오프더레코드 / 길에서 음악을 만나다.

그들의 슬기로운 인생, 복태와 한군

어느날 인간극장에 나온 복태와 한군. 인디뮤지션으로서 조금은 독특한
사랑과 음악을 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록스타를 꿈꾸며 서울로 상경한 순수 시골청년 한겨레군과 홍대 싱어송라이터로
홍대여신을 꿈꾸던 당찬 서울여자 박선영, 그들의 이야기를 매회 재미있게
인간극장을 통해 보다보니 그들은 독특하다기 보다는 그저 남들이 하는 것과
조금은 다르게 그들의 사랑과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번 오프더레코드에서는 그들의 그런 인생을 노래로 그려 보았습니다.

그들의 슬기로운 인생이 어떤 음악으로 탄생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 카톨릭청년회관 옥상텃밭
Produced by DigitalRecord




01. 나의 할머니 (Live ver.)

02. 토끼야 토끼야 (Live ver.)

카톨릭청년회관 옥상텃밭
Produced by DigitalRec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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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태와 한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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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하세요~ 복태와 한군님. 반갑습니다. 먼저, 오프더레코드
팬 여러분께 첫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함께 음악도 하고 함께 살기도 하고
함께 아이를 키우고도 있는 부부밴드 '복태와 한군'입니다.

2. 오늘 오프더레코드는 작은 텃밭이 꾸려진 가톨릭청년회관 옥상에서
이색적으로 촬영하였습니다. 햇볕이 강해서, 조금 힘든 촬영이기도 했는데요.
두 분의 촬영 소감이 궁금합니다.

요즘 도시에서는 초록을 보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이곳은 핫플레이스 홍대에 위치해 있으면서
초록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곳이죠. 게다가 여기 있는 모든 것들은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니 보
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에요. 저희들이 사랑하는 장소 중의 한 곳이기도 하죠.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햇볕이 강했던건 뭐, 광합성 실컷 했다 생각했어요.
텃밭의 채소들처럼 쑥쑥 자란다는 마음으로.

3. 복태와 한군, 하면 인간극장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인간극장 출연 후 두 분의 근황, 그리고 지음이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동안 세 분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그리고 새롭게 태어나게 될 2세에 대한 소식도 함께 들려주세요~

인간극장 출연 후 다양한 곳에서 공연섭외가 들어와 즐겁게 공연을 하러 다녔어요. 구청 월례
조회에 가서 공연을 하기도 했고, 봉제공장 송년회, 대학원 수료식 등 정말 다양한 곳에 가서
공연을 하게 되어 재밌었죠. 또 많은 분들이 저희들의 노래를 찾으셔서 얼마 전엔 미니앨범을
발매하기도 했고요. 또 요즘엔 결혼의 계절인지라 열심히 축가를 부르러 다니기도 하고요.
많은 분들이 지음이에 대해 많이들 물어보세요. 길에서 마주치면 이 아이가 그 아이가 맞냐며
놀라시기도 하고요. 그 만큼 많이 컸어요. 지금은 걸어다니다 못해 뛰어다니고, 제법 말귀도
잘 알아들어 같이 놀 맛도 나고요. 인간극장 이후 공연에 우쿨렐레 강습에 일들이 많아지기는
했는데, 한군과 저는 지음이와 놀 시간은 충분히 확보해놓으려해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니까요. 그렇게 오붓한 시간을 많이 가지다 보니 좋은 소식이 생겼죠. 아직 주변
친구들에게도 제대로 공개하지 못했는데, 하하. 둘째가 생겼답니다. 선물이 또 하나 생긴거죠.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활동에 지장이 조금 있겠지만 뭐, 공연은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려고요, 만삭이 되어도.

4. 올해 4월, 복태와 한군의 미니앨범 '다른, 사랑이야기'를 발매하셨습니다.
앨범에 대한 소개와 함께 오늘 오프더레코드 촬영 곡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복태와 한군으로 활동한지 4년만에 낸 앨범인데요, 첫 앨범은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해서 악기 사용을 최소화시켰어요. 멜로디와 가사에 집중할 수 있는 순수한
상태를 들려드리고 싶었거든요. 그것이 가장 어려운 작업이겠지만요. 그리고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을 모두 한군이 맡아서 했죠. 녹음은 가톨릭청년회관 지하 연습실과 저희 집에서
했고요, 노트북 한 대와 마이크 한 대 그리고 녹음장비 하나 가지고 말이죠. 믹싱하는 과정이
힘들기는 했어요. 지음이가 잠든 시간에야 작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크게 틀어놓고 작업을
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매일 밤 한군은 헤드폰을 끼고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작업을 했죠.
스튜디오에서 크게 들으면서 작업하고 싶다고 하면서, 히히.

이번 미니 앨범은 CD로는 제작하지 않았어요. 음악가로서 CD를 발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지만, 음악가의 당연한 권리를 위해 환경을 해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해서 플라스틱 CD를
제작하지 않고 음원으로만 발표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죠. CD를 구매하고 싶어하시는 분들
에게는 이러한 저희들의 뜻을 잘 설명하면서 이메일 주문을 부탁드리죠. CD를 판매하지 않는
대신 저희들의 미니앨범은 이메일 주문을 직접 받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서로 이메일도 주고
받고 말 한마디라도 나누게 되니 저희로서는 더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해서 CD 대신
북클릿만 제작해서 공연 때 들고 다니면서 나눠드리고 있는데, 이 작업은 친구가 그림을 그려
주었죠. 저희들의 음악과 꼭 어울리는 그림을.

이번 미니앨범에는 총 네 곡이 들어가는데, 모두 다른 사랑에 대한 이야기에요. 길에 대한,
엄마에 대한, 자연에 대한, 외로움에 대한 노래. 노래는 주로 제가(복태) 만드는데, 저는 연애
에 대한 노래는 잘 써지지가 않더라고요, 하하. 그냥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길을 걷다
가, 텃밭을 가꾸다가 그러한 것들이 노래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이 우리구나 싶어 이것들
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앨범을 내게 된 것이죠.

이번에 촬영을 하게 된 노래는 '토끼야 토끼야'와 '나의 할머니'인데요. '토끼야 토끼야'는 앨
범에 수록된 곡이고, '나의 할머니'는 미수록곡이에요. '토끼야 토끼야'는 제가(복태) 엄마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고, '나의 할머니'는 제목 그대로 할머니에 대한 노래에요. 가족에 대한
노래라는 공통점이 있어 선택하게 되었어요. 어느 날 엄마와 성당에 다녀오는 길에 엄마가 빨
리 죽어 하늘나라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저는 그 말이 너무나도 가슴 아파 며칠을
혼자 슬퍼하다 '토끼야 토끼야'를 만들게 되었죠. 그리고 '나의 할머니'는 할머니 장례식장을
지키면서 만들게 된 노래고요. 제가 엄마가 되고 나서 더 가슴에 와 닿게 된 노래들이죠.

5. 복태와 한군의 음악은 어떤 음악인지 소개해주세요.

노래들은 대부분 예전에 제가(복태) 만든 노래들이 많아요. 저는 음악을 제대로 배우지도 않았
고 그래서 악보도 그릴 줄 몰라요. 그래서 노래들이 구성이 탄탄하거나 화려하지 못해요. 단지
저는 떠오르는대로 멜로디와 가사를 만들 뿐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의 노래는 단순해요. 하
지만 저는 이것이 저희들의 색깔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저 혼자 활동할 때는 기타까지 잘 못
쳐 연주마저 원초적이었는데, 한군의 연주 덕분에 제 노래들이 살아나게 되었죠. 지금은 제 노
래들을 한군이 편곡을 해서 복태와 한군의 음악으로 만들고 있어요. '흙의 활츠'같은 곡들은 함
께 만들기도 했고. 점점 더 함께 만드는 곡들을 많이 만들려고 해요. 사실 저는 '음악이 너무
하고 싶다. 음악을 해야겠다'해서 음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고자 기타를
치다가 노래를 만들게 되면서부터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이거든요. 그 뒤로 나의 이야기들이
노래로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노래를 만들고 부르게 된 것이죠. 해서 저희들의 노래는 '음악을
보여주겠다'라 아니라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가 더 커요. 해서 저희
들의 음악은 곧 저희들의 삶 이야기죠. 그냥 우리인 것이고.

6. 올해 3월 복태와 한군의 첫 단독공연이 있었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공연이 진행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또, 공연을 마친 후의 소감도 함께 이야기 해주세요.

올해 1월, 저희들의 딸 지음이가 돌을 맞았는데요. 지음이의 돌을 맞아 기부공연을 하고 싶었
어요. 지금이와 같은 어린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죠. 해서 길음동에 있는 한
임대아파트 내 어린이 도서관에 책과 기금을 기부하기로 한 것이죠. 그래서 책을 다섯 권 이상
가지고 오면 오천원 할인 혜택을 주어 책을 기부 받았죠. 그렇게 기부 받은 책이 200권이
넘었어요.

공연은 이틀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셨어요. 정말 감동받았죠. 사실
첫 단독공연이라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기부를 한다고 했는데, 관객이 많이 안 오면 어쩌지
하고 말이죠. 그런데 무대에 올라 꽉 찬 관객석을 바라보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 오로지
우리들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거든요. 고맙기도 하면서. 마음이
든든했어요. 다 우리들 편이라는 생각에 마음 편히 노래하고 공연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면서.

첫 단독공연이니만큼 원없이 공연했어요. 원래 공연시간은 두 시간이었는데, 거의 세시간을
했어요. 그리고 제 소원이기도 한, 밴드 버전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요. 소원풀이 공연
이었죠. 너무 좋은 시간이었기에 공연 후 후유증도 오래갔지요. 우리들이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나 걱정도 했는데, 오히려 저희들의 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멀게 느껴지지
않아 좋았다 하며 반응이 좋아서 좋았죠. 공연 수익금도 제법 모아져 뿌듯하게 기부를 할 수도
있었고요. 여러모로 정말 좋은 공연이었어요.

7. 네, 그러면 이번엔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복태님께 질문입니다. 일찍이 홍대 인디씬에서 복태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해오셨는데요. '복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위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저는 제가 뮤지션이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정말 어쩌다 된거죠. 대학교 시절, 실연의 슬픔을 기타 독학으로 달래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려운 코드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고요. 해서 내가
아는 코드 몇 가지로 노래를 만들게 되었고, 그 노래들로 위로를 받게 되었어요. 정말 신기
하게도. 아마도 슬픔을 노래로 승화시키게 된 것이었겠죠. 그리고 가사가 전부 다 제 이야기니
공감을 안 할 수도 없었고. 그러다 누군가에게 노래를 들려주게 되었고, 어쩌다 친구가 하는
밴드 오프닝 무대에 서게 되었고, 또 어쩌다 어느 클럽 사장님께서 제 노래를 들으시곤 클럽
에서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해서 시작을 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혼자 활동할 그 시기에는 활동
을 하면서도 자신이 없었어요. 나는 이 세계를 잘 모르는데, 내 실력으로 무대에 서도 되나 뭐
이런 생각들로. 그러던 찰나에 한군을 만나게 된 것이죠. 극적으로. 참 다행이라 생각해요.

8. 그렇군요. 이번에는 한군님께 질문입니다. 한군님은 원래 시골에서
생활하다가, 서울에 상경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맨 처음 서울에 도착
했을 때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서울 생활을 하면서
힘들거나, 곤욕스러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어요. 배우고 싶었던 악기가 있었거든요. 그게 서울
에서 가르쳐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런데 그게 저와는 잘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잠시 방황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마침 학교 선생님의 추천으로 사회적 기업 '유자살롱'에 취직을 하게 되었
고, 하자 센터 안에서 복태를 만나게 된 것이죠. 복태가 저에게 함께 음악을 하자고 제안했을
때에는 사실 어안이 벙벙했었죠. 저에게 인디씬이란 꽤 큰 선망의 대상이었거든요, 그 당시에.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시골에서 갓 올라온 제가 감히 아무것도 모른 채 활동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거죠. 근데 복태와 함께라면 한 번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덜컥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복태와 함께 연습도 하고, 연애도 하게 되면서 서울 생활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복태가 워낙 이곳 저곳 많이 데려가주고, 함께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러 다녀서 서울이 낯설 틈이 없었죠, 하하.

9. 홍대 인디씬에서는 보기 드문 부부밴드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부부밴드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장점이나, 혹은 단점이 있다면 이야기 해주세요.

장점은 연습실을 따로 잡지 않아도 된다는 거. 집에서 연습을 하면 되니까 말이죠. 하지만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다 보니, 집에서 연습을 한다 해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아이
가 놀아달라고 하기도 하고, 악기를 워낙 좋아해서 연습만 시작하면 악기를 뺏어가 버리거
든요. 그리고 부부이다 보니, 긴 설명 없이도 마음이 잘 맞죠. 대충 설명해도 서로 알아들으니
말이죠. 근데 한번 다투기라도 하면 마음이 상해서 연습을 못해요. 그래서 연습을 못하고 공연
을 간 적도 있었죠. 근데 공연을 하다 보면 다시 마음이 풀려요.

10. 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복태와 한군의 활동 목표와,
계획, 그리고 끝 인사 부탁 드립니다.

저희들의 인생에 목표와 계획은 잘 없어요. 다만 주어지는대로 흘러지는대로 살자 하는 마음이
커요. 저희들의 음악을 찾는 이들이 있을 떄까지 노래하고, 저희들을 불러주는 곳이라면 어디
든지 달려가 노래하고 싶어요. 지금은 노래 만들고 부르고 공연하는 게 너무 즐겁고 좋으니까.
좋으니까 열심히 하는 거죠. 많은 분들이 저희들을 좋아해주시길 바라기 보다는 진심으로 저희
들의 노래를 좋아해주시고, 알아주는 이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언제든 기쁜 마음으로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