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트리키네코 란 이름 언뜻 보면 잘 의미를 모르겠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는 이름인지 정말 궁금 합니다.
트리키네코는 tricky와 neko를 합친 조어에요. Tricky는 까다로움, 어려움, 예민함 등의 뜻이 있고 neko는 일본어로 고양이란 뜻입니다. 표면적 의미는 까칠한 고양이인데, 동시에 제가 생각하는 고양이의 이미지는 tricky 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존재에요. 이건 사람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속뜻은 사람 그 자체를 가리켜요. 어렵고 예민해서 상처받기도 쉽지만 다시 사랑을 주고, 또 받고 싶은 존재. 그게 바로 사람이고 사람에 대해 노래하는 제 음악을 잘 표현해 주는 이름이라 생각해서 정하게 되었습니다.
2. 음악을 전체적으로 들어 보면 독특한 전자 사운드가 많이 포함 되어 있는데요. 혹시 관련 장르의 좋아하시는 뮤지션이나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 있나요? 느낌이 오는 뮤지션의 앨범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제일 처음으로 듣고 싶어 구입했던
앨범이 Don Mclean의 American Pie였어요.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꼽자면 Bjork인 것 같아요. Triphop, dream pop, 실험적 사운드에 끌리던 시기가 있어서 일렉트로닉 사운드에도 꾸준히 관심이 있어요. 하지만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지금 제 음악을 표현해 줄 수단 중 하나로 매력을 느끼고 있는 중이죠. 장르를 떠나서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생각해보면 서정성이 짙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음악들이 골고루 제 음악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요.
3. 가사를 들여다 보면 굉장히 시적인 가사가 많이 나옵니다. 가사에 대한 이야기 좀 부탁 드려요. 장래희망이 시인이었던 적이 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일기장에 일기 대신 종종 그날의 감정을 시 형태로 쓰곤 했어요. 언젠가 시집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죠. 그러다 보니 가사를 쓸 때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가사는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은유적인 표현을 좋아합니다.
4. 일본어도 굉장히 수준급이라고 하시던데 앞으로 일본어로 된 가사도 들을 수 있는
건가요? 사실 영어나 일본어로 가사를 써 본 적도 있는데요, 외국어로 가사를 쓰면 제가 의도하지 않은 다른 방향으로 비춰지진 않을까 걱정부터 드는데, 모국어로 가사를 쓸 때는 정반대에요. 가능한 다양하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어요. 어떤 사람에겐 사랑노래처럼 들리지만 또 다른 사람에겐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식이죠. 그런 생각이 있다 보니 가사만큼은 모국어인 한국어로 쓰는 걸 좋아해요. 제가 가사를 가장 깊고 섬세하게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모국어인 것 같아요.
5. 본인의
음악이 가장 어울릴 수 있는 순간은 어떤 순간일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힘들고 고독할 때 저는 오히려 가장 슬픈 음악을 들으며 그런 감정들을 음악으로 증폭시키면 왠지 후련해져요. 제 음악이 절 위로해 줬던 것처럼 위안받고 싶을 때, 그리움으로 가슴이 차오를 때, 깊은 밤 홀로인 순간에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요.
6. 홍대씬의 여성 싱어 송라이터로서 힘들었던 점, 가장 보람되었던 점 하나씩 말씀 부탁 드립니다.
여자라서 힘든 점은 특별히 없는데 아무래도 멤버가 저 혼자이다 보니
무대에서 표현하고 싶은 걸 마음껏 다 보여드릴 수가 없다는 점이 제일 아쉬운 점인 것 같아요. 보람된 점은 역시 제 음악에 대해 좋은 반응이 올 때죠. 제 음악을 듣고 눈을 반짝이며 정말 와 닿았다고 얘기해 주시는 분들을 만났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7. 오프더레코드 촬영한 소감 및 앞으로의 계획 부탁 드리겠습니다.
우선 제 음악에 관심을 갖고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해요. 날씨는 많이 추웠지만 버스정류장에서 노래해볼 기회가 흔히 있는 건 아니라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길에서 음악을 만나다’란 말에
걸맞게 자동차 소리, 밤의 소음들과 함께 울리는 노래가 새로운 느낌을 주네요. 앞으로도 숨어있는 음악들을 널리 알리는 좋은 채널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꾸준히 공연하면서 다음 앨범을 준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마 정규앨범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많은 관심 부탁 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