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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살
불안
뉴에이지
공프레스
(주)디지탈레코드
2022.08.24
01. 도구는 본질적으로 무엇을 하기 위한 어떤 것이다
02. 현상의 가장 중요한 국면은 불안 아래에 감추어진다
03. 전조
04. 소리에는 뼈가 없다
05. 도시의 달은 차지 않고 풍경 속에 쓰러진다
06. 어떤 점 또는 어떤 입장에 무엇인가를 대신해서 가리키는 어떤 것
07. 시왕다리를 셋으로 갈라라
08. 없는 거나 다를 바 없는 시간을 우리는 연장해 볼 수 있어야 한다
09. 누가 김씨를 미치게 만들었나
10. 당신의 몸은 부조리다
11. 궁극적인 지속의 한가운데서 자유는 시작된다


프로젝트 살

- 불안 -




1. <프로젝트 살> 앨범 리뷰 –평론가 서정민갑

프로젝트 살의 새 음반을 듣기 위해서는 음악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지 모른다.

우리가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소리의 집합은 대개 리듬을 반복하거나,

리듬과 멜로디를 결합시켜 반복하며 일정한 구조를 형성한다.

보컬이 등장하거나 등장하지 않거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현대의 음악은 이 같은 고정관념으로부터 끊임없이 탈주했다.

프리재즈와 노이즈를 필두로 한 음악들은 번번이 소리의 경계를 흔들고 허물었다.

아름답지 않은 소리들이 음악으로 스며들었고, 서사를 만들지 않는 소리모음이 음악을 자처했다.

삶과 예술을 나눌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움은 도처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예술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일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프로젝트 살의 음반에 담은 11곡의 음악을 들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이 음반을 들으면서 이별의 상처를 달래기는 불가능하다.

즐겁고 신나게 릴렉스 할 수도 없다.

[도구는 본질적으로 무엇을 하기 위한 어떤 것이다]라는 첫 곡의 제목 앞에서는

흡사 어려운 철학책을 펼친 듯 난감해질지 모른다.

그렇다고 황급히 책을 덮을 필요는 없다.

모든 음악은 제각각의 소리가 뿜어내는 울림의 깊이와 여백으로 우리를 뒤흔들기 마련이다.

주눅 들지 말고, 그저 소리의 결에 귀를 열어두자.

11곡의 음악들은 대부분 소리를 축적하지 않는다.

소리를 발산하면서 축적해 서사를 만들고 감정을 자극하는 대개의 음악들과 달리

프로젝트 살이 만드는 소리들은 유영하고 소멸한다.

일렉트릭 기타나 현악기 같은 악기 대신 드럼과 건반, 몇 개의 타악기 정도만 등장시킨 음악은

빈틈 속에서 번득이고 금세 사라진다.

즉흥적으로 긁고 내려치고 두드리는 과정을 펼치면서 연결한 소리들은

최소한의 반복 이외에는 대부분 산개한다.

그래서 소리와 제목을 연결하는 일은 풀리지 않는 수사처럼 난감하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정답을 찾으려 노력할 필요는 없다.

고요 속에서 분출하고 휘발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프로젝트 살이 펼치는 소리의 퍼포먼스가 적막과 긴장을 통합시키는 일임을 알게 될 것이다.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소리 몇 개를 흘려놓는 일만으로도 음악은 금세 서늘하게 팽팽해진다.

멈추려 하지만 멈추지 않는 시간과 세계의 운동을 닮은 소리들은

자유롭게 튀어나오고 스스로 빛을 발하며 발칙하게 살아 움직인다.

언제 시작하고 멈추는지 예측하기 어려운 음악은 끊임없이 생성하고 충돌한다.

그래서 자유롭다.

가까이 있는 소리마다 어루만져 깨우고 너울너울 펼쳐놓은 듯한 음악을 듣다보면 경계가 사라진다.

음악의 경계가 지워지고, 일상의 경계가 녹아버린다.

라디오 소리가 끼어들고, 모르스 부호가 난입할 때 오히려 편안해지는 이유는

소리와 소리 사이가 비어있기 때문이고,

소리가 등장할 때마다 아무 것도 아니어서 어떤 이야기라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소리의 물결을 마음을 비우고 따라가다 보면 차츰 [소리에는 뼈가 없다]라든가,

[어떤점 또는 어떤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대신해서 가리키는 어떤것]이라는 묘연한 문장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일지 모른다.

추상적인 소리들은 알듯 말듯한 삶의 진리를 향해 기웃거릴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오해이거나 억측이라 해도 무슨 문제가 될까.

프로젝트 살은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포획해 멈추게 하고,

친숙한 것들에 물음표를 붙이며, 진실과 진리를 향해 쉴 새 없이 신호를 보낸다.

덕분에 들끓는 마음을 속이지 않을 수 있고, 자신이 만드는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다.

자신의 바깥에서 호출하는 소리에 조금 더 친절하게 몸을 열 수 있다.

삶의 본질이 따로 있지 않으며 찰나찰나 나투는 순간 속에 삶이 있음을 수긍할 수 있다.

프로젝트 살의 음악을 듣는 일이 이렇게 즐겁다.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

2. 앨범 크레딧

(전곡에 해당됩니다.)
작곡: 송기정, 김현주
편곡: 송기정, 김현주
연주: 송기정,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