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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일
A Moment's Surface
포크
De Gil Record
(주)디지탈레코드
2019.07.15
01. Good Morning (Inst.)
02. 꽃이 폈네
03. 빙글 낙엽
04. 너무 아름다운 가을
05. 눈이 와
06. 태양을 향해
07. 독신귀족 (With 단영 영창)
08. 친구와 춤을
09. 행복하고 싶어요
10. 꿈이야
11. Going Home (Inst.)


김득일

- A Moment's Surface -




생의 순간을 노래하다 -오즈 김

김득일의 'A Moment’s Surface'앨범은 한마디로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김득일은 대중에게는 생소하겠지만, 피아니스트 김광민·정원영, 기타리스트 한상원,

드러머 전필립 등과 버클리 음대를 같은 시기에 다니며 함께 생활하고

음악을 교류한 바 있는 실용음악 1세대 기타리스트이자 음악가이다.

재즈 기타리스트 짐 홀로부터 기타를 배운 바 있는 그가 이번 앨범에서

선보이는 음악은 그의 음악적 편력이 드러나는 것으로

뉴웨이브, 포크 그리고 컨템포러리 재즈적인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

앨범 이름인 'A Moment’s Surface'는 순간의 표면이라는 뜻으로

생의 순간을 그것도 순간의 표면을 포착하려 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사진작품을 접할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그의 음악을 통해 할 수 있음을 말한다.

즉 사진작품에 담긴 사물의 표면을 보면서 감상자는 사진작품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하는 것처럼 이 앨범의 음악은 노랫말이 기본적으로

사진을 찍듯 또는 동영상을 찍듯 생의 어떤 장면, 순간을 표면적 시각적으로 묘사해 나가고,

노랫말에서 다하지 않은 내면의 풍경은 감상자 스스로 자신의 느낌으로 채워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표면주의적인 것으로서 아티스트는 음악으로 생의 어떤 장면과

느낌을 표현하고 감상자는 자신의 느낌에 따라 예술가의 내면과

감상자 자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되는 형식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인간이 지닌 언어 이전에 음악을 느끼고

순간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일깨워준다.

예를 들어 '눈이와'의 경우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어깨와 손등과 입술과 눈동자에 닿는 것으로 시작하고

이어지는 영어가사를 통하여 눈동자에 들어간 눈이 눈물이 되어 흘러나옴을 암시한다.

그리고 이 눈물이 어떤 의미의 눈물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이런 점은 '너무 아름다운 가을'에서도 드러나는데 이 노래의 화자는

너무 아름다운 가을 들판을 접하고 너무 아름다워 차마 눈을 뜨지 못한 채

햇살과 바람과 꽃의 흔들림과 낙엽의 떨어짐을 느끼고 있다.

얄밉게도 거기까지만 묘사된다.

'빙글낙엽'의 경우 낙엽이 빙글 돌며 ‘계절이 바뀐대, 겨울이 온다고’라고 속삭이며 떨어지는 것이 그려진다.

이 때 느끼는 슬픔이 단지 낙엽이 지는 것에 대한 슬픔인 것인지

아니면 그만큼의 생에 대한 사랑인 것인지의 판단은 듣는 이의 몫이다.

이러한 흐름이 본 앨범의 전반적인 기조를 이룬다.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굿모닝'하며 집을 나선 이가

사계절의 순간들을 느끼고 다시 '고잉홈'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 앨범을 듣다보면 앨범의 화자가 집을 나선 이후에 마주치는 여러 장면과 감정들을 포착하고

그 순간의 표면을 그려나가는 모습 속에서 어쩌면 감상자 자신의

지난 모습이 음악과 함께 오버랩되어 올라오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이 앨범은 거의 대부분이 홈레코딩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홈레코딩의 한계를 잊을 만큼 음악의 짜임새와 밸런스가 좋고 음악 듣는 기쁨을 준다.

‘덕이 빼어나면 형체를 잊는다’던가!

한편으로 이 앨범을 들으며 기억에 남는 곡을 소개하면

'너무 아름다운 가을' '행복하고 싶어요' '태양을 향해'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너무 아름다운 가을'이 지닌 뛰어난 서정성은 진한 여운을 준다.

또 '태양을 향해'에서 느껴지는 시원한 기타음과 묘한 페이소스는 일러 무삼할 정도이다.

'태양을 향해'의 경우 아티스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 등장하는데 이는 태양이 비춰주면

슬픔이 멀어질 것 같은데 태양이 무엇인가에 가려져 그저 멀리 있어

하늘이 잿빛이라면 자신이 스스로 붉은 장미꽃이 되어 마치 태양처럼

‘온 세상 끝이 없는 입맞춤으로 이 내 사랑 이 내 환희 내 모두를 드리리 환희 또 환희질 때까지’라는 마음을 드러낸다.

비록 '꿈이야'에서처럼 생의 희노애락이 꿈과 같고 '행복하고 싶어요'에서처럼 행복을 찾기 힘든 현실,

그리고 '친구와 춤을'에서처럼 나와 너와 친구와 춤을 추는 것이 단지 바램일 수도 있는 현실이라 해도

세상이 환희가 넘치는 곳이 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을 보여주는 '태양을 향해'의 가사는 감동적이다.

그리고 앨범 중간부에 수록된 '독신귀족'은 본인의 버전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부른 버전을 담아 자연스럽게 음악가 김득일의 일상 중 한 장면을 연상시키며 친근감을 주고 있다.

끝으로 한가지를 더하면, 음악가 김득일의 음악은 기타리스트로서의

기타 톤도 톤이지만 보컬로서의 목소리 톤도 매우 매력적이었다.

은근 중독성 있고 듣는 즐거움을 준다.

이렇게 느끼는 사람이 필자 혼자만은 아닐 것이리라 생각하며,

'굿모닝'하고 집을 나선 이가 '고잉홈'하는 동안의 여정과 그 순간의 표면을 함께 느껴보기를 감히 권해본다.

[Credits]

Produced by 김승철
All songs 작사, 작곡, 편곡 by 김득일
Bass by 김용식
basically Mixed and Recorded by 김득일 at home
Mastered by 이재수 at 소노리티 마스터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