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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지탈 앨범 < Ho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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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프루프 (Waterproo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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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세탁소 (Shadow Cleaning Sho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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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rn Ro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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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레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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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레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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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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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그림자 Star | | 02. 품 Bosom | | 03. 그랜드 숍 오픈 파티 The Grand Shop Open Party | | 04. 클린 Clean | | 05. 과수원 Orchar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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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세탁소, 코인 필요 없어요」
그림자는 빨아도, 빨아도 슬픈 검정물이 여전히 뚝뚝 떨어진다.
그나마 세탁소는 지금, 그림자만 남기고 떠나 여기 없어서 우리는 얼룩진 옷을 그대로 입어야만 한다.
그 얼룩은 어찌할 수 없는 ‘나’라는 표지이다.
나는 분홍색일 수도 얼룩말 무늬일 수도 하얀 줄무늬일 수도 있지만 아직 마르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축축하다.
일인용밴드 워터프루프의 EP앨범 '그림자 세탁소'의 시대를 넘나드는 모던록들을 차례로 듣노라면 축 늘어진 내 그림자에 얼룩진 옷을 입히고 사람 많은 곳과 습한, 숱한 여름밤들을 소요(逍遙)하게 된다.
세탁은 나를 그리 세련된 사람으로 만들어 주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나는 다시 그 옷을 입고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동구 밖으로 향한다.
그 소요 동안 우리는 젖는다. 노란 땀이든, 더 노란 눈물이든 우리는 젖는다.
워터프루프는 우리가 울어도 좋다고, 자신도 울고 있다고 위로를 해준다. 걱정하지 마시라.
자취 경력만 십년이며, 정규밴드 해산과 오디션 낙방을 밥 먹듯이 한 가수의 묵을 만큼 묵은 외로움과 찝질한 감수성에도 노하우가 있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 우리가 젖어서 흐물흐물 너덜너덜 찢어지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는 목욕을 해도 수영을 해도 남아있는 마스카라처럼 까만 방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의 앨범에서 노래하는 이는 군중 앞의 ‘1’이다. 아니 그는 벌써 다른 1과의 사이에 있는 ‘1.5’다. 그는 1과 1 사이, 1과 2 사이, 너와 나 사이에 있으면서 둘 혹은 여럿이 될 수 있는 길들을 안내해준다.
이것이 바로 듣는 이가 얻게 되는, 눈물과 땀에도 거뜬한 방수 시스템이다.
워터프루프는 홀로 있는 우리에게 같이 있어주고 함께 기뻐하고 울어줄 사람과 노래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앨범을 다 들을 때 즈음이면 어느새 우리의 눈물과 얼룩은 보송하게 말라 있다.
그리 짧지도 길지도, 얕지도 깊지도 않은 젊음과 또 다른 젊음 사이의 기로에서 서성이는 그는 자신의 단출한 삶을 앨범에 발라놓았다.
절절한 사랑도, 희망찬 유혹도, 쌉쌀한 비판도 없지만 우리가 항상 접하게 되는 축축한 세상 속의 그리움, 포근하고도 불안한 안전함, 예측 불가능한 것들의 출몰, 예쁜 곰팡이의 방문 같은 것들은 있다.
여름밤 서늘한 파란 하늘의 별을 보는 여유는 덤이다.
당신도 워터프루프가 첫 번째 신장개업한 '그림자 세탁소'에 들러, 마음과 눈물 빨래 빙글빙글 돌아가는 동안 들어 보고, 울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느새 옷가지에 기분 좋은 향까지 묻어서 올 테니까 말이다.
'배우리 (chopdrj@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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