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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지탈 앨범 < Ho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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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고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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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창문 앞에서 왈츠를 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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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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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레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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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레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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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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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intro (장마) | | 02. 사탕고래 | | 03. 소년은 울지 않는다 | | 04. 자본주의는 무서운 괴물 | | 05. 아빠의 구두는 Bling Bling | | 06. 옆집 개 | | 07. 꿈꾸지 말아요 | | 08. 그댄 심수봉 노래 같아요 | | 09. 삼례 가는 길 | | 10. farewe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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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사탕고래의 노래를 들으며 김연수 작가의 한 문장을 떠올려봅니다.
'지지 않는 튼튼함'이란 어떤 일에도 끄덕 없다며 눈 하나 깜빡 하지 않는 그런 무감각은 아닐 겁니다. 아플 것에 아파할 줄 아는, 슬퍼할 것에 슬퍼할 줄 아는, 미워할 것에 미워할 줄 아는, 생생한 감각이 바로 '지지 않는 튼튼함' 아닐까요. 그렇다면 '고통스러운 삶의 바다에 뛰어들어 끝까지 싸우겠다(사탕고래)'는 사탕고래의 노래야말로 바로 '지지 않는 튼튼함'이겠지요. 그녀의 노래는, 당신도 여전히 지지 않고 싸우고 있다면, 여전히 꿈꾸고 있다면, 그래서 조금 아프기도 하다면, 그렇다면 잘 살고 있는 거라고 속삭입니다. 그래서 마치 그녀의 노래는,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이, 지친 오늘의 우리에게 보내는 헌정앨범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한 때는 어른이 된다는 걸 넓은 아량 정도로만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요. '좋은 게 좋은 거다'는 '둥글게 살자'는 그런 얼렁뚱땅 흐릿한 걸음 같은 것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녀의 노래를 듣다 보니, 어른이 된다는 건, 아니 굳이 어른이 아니더라도 제대로 산다는 건, 무엇보다 분별력을 갖추는 일이 아닐까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미워할 것과, 안아줘야 할 것들을 구분하는 분별력. 타협 없이 미워하고 타협 없이 사랑할 줄 아는 분별력 말입니다. 자본주의를 미워하고(자본주의는 무서운 괴물), 자유와 밥그릇을 쉽게 퉁쳐버리는 사람들을 미워하지만(옆집개), 또 한 편으로는 쓸쓸한 아버지의 구두(아빠의 구두는 Bling, Bling)와 길을 잃어버린 소년(Boys, don't cry), 심수봉 노래처럼 여리고 슬픈 사람들을 안아주고 보듬습니다. 그 타협 없는 미움과 반짝이는 눈물이야말로 분별력이겠지요. 그러한 부드러운 결기가 그녀의 목소리에, 고운 연주에 실려오면 내 마음에도 꽤나 상쾌한 칼날 하나 세워진 것 같습니다.
사탕고래의 노래는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은 결코 타협하지 않지요. 그래서 아름다운 것들은 절대 지지 않습니다. 사탕고래의 아름다운 목소리도 지지 않고 물러서지 않겠지요. 비에도 지지 말고 바람에도 지지 말고 그녀의 싸움을 계속 이어나가겠지요.
시인 박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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