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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지탈 앨범 < Ho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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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커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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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커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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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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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레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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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레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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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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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안녕 | | 02. 바다와 사막을 지나 | | 03. 꽃나무 아래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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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도 구별되는 수상한 그녀가 왔다! 그 커튼을 젖히면......
커튼을 한 자락 젖힌다. 잔잔히 감겨오는 기타 소리. 목소리는 나직하다. 중성적이라고 하기엔 청
아한 음색.. 담담하지만 힘이 있다. 곡들은 편안히 다가오고 귓가에 오래 머문다. 선명한 멜로디
하나가 남겨지는 게 아니다. 그녀 곡의 잔상이 눈 앞에 아른댄다. 들릴듯한 멜로디..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일까? 다시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이상한 공간 안에 갇혔다. 수상한 커튼이 드리워진
그 곳.
수상한 커튼은 1인 프로젝트 밴드다. 작사작곡은 물론 노래, 연주, 녹음 모두 수상한 커튼의 한
명의 멤버가 해결한다. 아, 그 사람은 물론 그녀다. 그녀는 기타를 능숙히 연주하고 기타로 곡을
만든다. 건반과 아코디언도 잘 다룬다. 여성 싱어송라이터? 그런 해묵은 이름으로 그녀의 음악을
설명할 수는 없다.
첫 번째 곡 '안녕'은 귓가를 간질이는 기타 선율로 시작한다. 이별 후의 슬픔은 노래 안에 잠겨있
다. 울부짖는 자아를 가슴 한 켠에 묻어두고 그녀는 노래를 한다. 그저 먹먹하게. 드러나지 않지
만 가슴 속의 이는 보이지 않게 자라나고 있다.
'바다와 사막을 지나'는 이미 소규모 클럽 공연을 통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곡. 필자가 가
장 애착을 갖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몽롱한 분위기를 갖는 이 곡은 노래 제목과 같이, 듣는 이를
바다로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으로 또 미지의 어느 공간으로 데려다준다. '나는 너를 향한 그리움
. 너는 나를 향한 거짓말.' 시적인 가사는 어디론가 나아가는 듯한 멜로디에 완벽히 녹아든다. 깊
은 서정성을 갖춘 이 곡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기타의 슬라이드 주법은 또다른 감상 포
인트.
마지막 곡 '꽃나무 아래에서'는 고전적인 제목과 어울리는 정취를 풍긴다. 조금 따스하기도 조금
아련하기도 한 공간에 외로이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언뜻 보면 그녀의 음악은 무채색에 가깝다. 귀엽고 달콤하게 속삭이지도 않고 말랑말랑한 감성에
쉬이 젖지도 않는다. 담담한 무채색 안에 여러 빛깔의 그녀가 있다. 그렇기에 자꾸만 그녀의 음악
을 곱씹게 된다. 수상한 그녀가 왔다. '수상한 커튼'이라는 수상한 이름으로. 동명의 첫 싱글 앨
범 '수상한 커튼'으로 수년간 음악을 벗삼아온 그녀의 공력이 처음 세상에 얼굴을 내민다. 그녀의
행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요즘처럼 수상한 계절엔 더욱.
-문화 칼럼니스트 未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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